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64포인트(0.93%) 오른 2014.6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985.95까지 떨어지며 2016년 12월 6일(장중 저가 1976.5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2000선 붕괴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2일 이후 6거래일 만의 상승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관은 519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이 203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1833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358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지난 24일 이후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개인의 최근 5거래일 순매도 규모는 1조3316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2000선이 깨지면서 공포 심리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0.82배를 밑도는 역사적 최하단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개인 물량이 많이 나왔는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가 이를 받아주는 모습은 국내 증시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아직은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기관 매수가 들어오면서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도 "투매 현상이 과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지만, 외국인 선물 매수 재개,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 발표 등을 보면 조금씩 바닥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했다. 역사적으로도 개인들의 투매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코스피가 오히려 반등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이 연속 10거래일 이상 순매도하는 상황은 총 19차례 있었다. 19번의 사례 가운데 개인 순매도가 10거래일 이상 이어지는 동안 코스피는 평균 5.95% 상승했다. 이후 열흘간은 0.86% 올랐고 한 달로 기간을 넓히면 1.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번 가운데 개인이 판 이후 코스피가 상승을 보인 건 11번, 하락은 8번이었다.
2016년 4월에 코스피는 2020선에서 1930선까지 내리막길을 걸은 바 있다. 이에 개인들은 5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 12거래일 동안 매도 행보를 보였다. 당시 개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2조1604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이 기간에 코스피는 4.13% 상승했다.
또 2013년 6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이후 개인들은 8월 23일부터 9월 23일까지 1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였다. 당시 개인들은 4조6632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코스피는 8.67% 올랐다.
2012년 5월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수개월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들은 8월 4일부터 23일까지 13거래일 동안 4조6485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때도 코스피는 5.08% 올랐다. 또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개인들은 9월 16일 하루에만 1조원 넘게 팔아치우고 이후 10월 중순까지 매도 우위를 보인 바 있다. 반면 당시 코스피는 반등세였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후유증이 본격화한 2009년에도 개인들이 7월 15일부터 11거래일 동안 4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동안 코스피는 10.01% 올랐다.
결국 개인 투매가 종료된 이후 코스피 움직임을 보더라도 개인들의 매도가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개인 투매도 지수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냐는 기대가 조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