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면서 산업재 전반을 짓눌렀던 무역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데다 다음달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잠잠했던 남북 경협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최근 살아난 것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그동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다소 인색해왔던 정부가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관련 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공업, 기계장비, 건설 등 중후장대 업종에 투자하는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모두 휩쓸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를 수익률로 나열했을 때 상위 10개 중 9개가 중후장대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개 펀드도 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중공업 등 중후장대 업종을 두루 담은 액티브 펀드다.
개별 상품으로는 KBKBSTAR200중공업 ETF와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 ETF가 최근 1개월 동안 16%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이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상품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템 등을 10% 이상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현대엘리베이터(32.9%) 현대로템(29.8%) 현대중공업(20.7%) 현대미포조선(17.75) 삼성중공업(15%) 등이 고르게 주가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
삼성KODEX기계장비 ETF 역시 같은 기간 12.25% 수익률을 올렸고, 미래에셋TIGER건설200 ETF 8.11%, KBKBSTAR200철강소재 ETF 7.35%,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 ETF 5.89%로 산업재에 투자하는 ETF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해당 ETF들은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9~14%가량 손실을 보던 상품으로 최근 1개월간 강한 반등세가 집중됐다. 우선 건설주와 철강주 등 남북 경협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다음달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여기에 22일부터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두 달 만에 무역전쟁의 갈등을 봉합할 대화 테이블을 만들면서 무역에 민감한 산업재 업종이 그간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
현상균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동안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의 주가가 너무 많이 빠진 데다
정부가 축소지향적 SOC 투자 기조를 다소 확장적으로 전환하는 것 역시 건설과 철강 등 관련주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