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Fintech).'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이 생소한 단어가 전 세계인의 금융생활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정보기술(IT)을 적용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지난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가상화폐를 필두로 인터넷뱅크, P2P대출까지 핀테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금융시장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제 핀테크를 이해하지 못하면 똑똑한 재테크는 불가능하다. 이에 매경미디어그룹에서 핀테크 분야에 가장 도통한 3인의 기자(정지성·오찬종·김진솔 기자), 일명 핀벤저스(핀테크+어벤저스)가 뭉쳐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혜안을 전달하기 위한 핀테크 파헤치기에 나섰다.
[핀벤저스의 핀테크뽀개기-5]
▶카카오 주식이 갑자기 5% 오른 이유는?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모바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 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8일 오후 포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는 '은산분리'였다. 언뜻 들으면 사자성어 같기도 한데, 쉽게 풀어보자면 '사기업이 은행을 가지지 못하게 막는다'는 뜻이다. 은산분리와 더불어 같은 시간 실검 2위는 카카오뱅크가 차지했다.
'은산분리'라는 키워드가 갑자기 관심을 받은 건 문재인 대통령이 간담회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까지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다. 단순 검색어 순위뿐 아니라 카카오 주식까지 전날보다 5.73%(6500원) 상승했다.
▶자유의 몸이 된 헐크
↑ 카카오 DNA를 마음껏 펼치게 된 카뱅 /이미지 출처=마블 코믹스 |
일반인들이 은산분리와 카카오뱅크를 이해하려면 대표적 히어로 '헐크'를 떠올리면 쉽다. 카카오뱅크의 몸은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며 공존하고 있다. 마치 배너 박사와 헐크가 한 몸에서 팀을 이룬 것처럼.
만약 브루스 베너 박사가 헐크로 변신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중 10%뿐으로 제한된다면 어떻게 될까. 전투력이 크게 약해져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 터다. 카카오뱅크가 그런 모양새다. 은산분리법에 따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은 10%로 제한돼 있다. 그마저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이 붙는다. IT혁신을 일으키려 만들어진 은행에서 정작 IT회사가 제 역할을 못하는 구조인 셈이다. 제때 힘이 수급되지 못해 신용카드 사업, 부동산담보대출 등 신사업 계획들이 줄줄이 연기됐다.
영화 시리즈 초반 헐크가 세상을 파괴할까봐 군대를 동원해 체포하려고 했던 것처럼, 은산분리 원칙도 같은 이유로 존재했다. 대기업이 사금고처럼 은행을 좌지우지해 부정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며 부작용을 감독·예방할 수 있는 많은 조건들이 생겼다. 사회가 충분히 성숙했다는 판단에 정부와 국회는 카카오뱅크를 좀 더 자유롭게 해주기로 방향을 잡았다. 쉴드의 감독 아래 사고뭉치였던 헐크가 영웅으로 변신한 것처럼.
▶상장과 함께 그리는 1900명 채용의 꿈
↑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서 IPO 계획을 밝히는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제공=카카오뱅크 |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에 들어가 2020년 내에 카카오뱅크를 상장시키겠다." 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26일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두 대표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제2금융권의 더 좋은 대출을 연결해주는 '연계대출'을 비롯해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 등 신상품 계획도 발표했다. 내년 1분기에는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도 내놓는다. 보통 송금에서 수취까지 3∼5일 걸리는 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고, 송금 대상 국가도 현재 22개국에서 20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지문 인증과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신용등급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채용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카카오뱅크가 처음 문을 열 때 "3년간 약 1900억원 규모 IT·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하
[핀벤저스 1호기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