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것(엑시트·Exit)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비싼 가격 탓에 임자를 찾지 못하면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는다. 이 같은 어려움을 피해 가는 묘안으로 최근 들어 'IPO 엑시트'가 급부상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30일 "매각 금액이 조 단위인 대형 매물은 이를 한꺼번에 인수할 수 있는 기업(또는 투자자)이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지금은 많은 기업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 IPO를 통한 단계적 투자 회수가 새로운 대안으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해 ING생명과 삼양옵틱스의 성공적 상장이 'IPO 엑시트' 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IB 업계에 따르면 VIG는 바디프랜드 상장 시기를 10월로 정하고 작업 중이다. 현재 바디프랜드 최대주주는 VIG와 또 다른 투자회사 네오플럭스 컨소시엄(VIG 31.6%, 네오플럭스 23%)이다. 이들이 보유한 물량 일부를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이다. 상장 물량은 전체 주식의 20% 정도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때 바디프랜드 기업가치는 2조5000억~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을 최소 2조5000억원 정도만 받아도 공모 물량은 5000억원 이상이 된다"고 밝혔다.
VIG는 2016년 바디프랜드 지분을 4000억원 규모에 사들인 바 있다.
다만 상장 후에도 VIG와 네오플럭스는 바디프랜드 대주주로 남아 상장 작업과 별도로 나머지 지분에 대한 매각 작업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바디프랜드에 이어 두산공작기계도 올해 안에 상장이 유력해 보인다. 이 회사 최대 주주는 디엠티홀딩스다. 디엠티는 2016년 MBK파트너스가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MBK파트너스는 디엠티를 통해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조1308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 11월 IPO 목표 등 IPO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돼 상장을 통해 많은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장 시 두산공작기계 가치를 2조원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해외 경쟁사 주가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글로벌 공작기계 업체 톱5 가운데 4개사가 일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매우 우수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기업가치가 주가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 증시 역시 전통 제조업보다 반도체·게임·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수급이 형성돼 공작기계 업종 역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공작기계 부문 업황 자체는 굉장히 좋지만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주가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며 "두산공작기계도 연내 상장 의지가 강하지만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앤컴퍼니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라인해운도 꾸준히 상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내년이 IPO 최적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홍콩계 베어링PE가 인수한 로젠택배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간사로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 사업을 털어내 올해는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며 "올해 실적을 토대
KKR 역시 옛 LS엠트론의 동박사업부인 KCFT에 투자한 금액을 IPO를 통해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KR는 이달 초 삼성증권과 KCFT 상장 대표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다.
[남기현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