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스튜어드십 코드와 함께 시행될 예정이던 사회책임투자 역시 잠시 미루기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정부가 한발 물러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공개된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용역 보고서에 명시돼 있는 '주주 제안을 통한 이사 선임·해임' 등 '경영 간섭'에 해당할 수 있는 세부 사항도 최종 안에는 빠질 전망이다.
12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위탁운용사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위임은 중소 운용사와 대형 운용사를 구분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당장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중소 위탁운용사에는 유예기간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탁운용사에 대한 의결권 위임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방안의 일환이다. 복지부가 마련 중인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안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중 위탁 자산 45.9%에 대한 의결권을 민간 운용사에 위임하는 방안이 포함됐지만 업계 사정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를 선정 기준으로 삼는 것 역시 당분간 시행이 어렵게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시스템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가산점 제도를 운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한 중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관련 조직이 없어 의결권 자문사 힘을 빌려야만 하는 중소 자산운용업계 사정을 고려하면 환영할 만한 조치"라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자율규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산점 등으로 도입을 강제하기보다는 업계에 단계적으로 분위기를 확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함께 마련할 계획이었던 사회책임투자 원칙 역시 시행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책임투자는 전통적인 재무적 요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 등 비재무적 요인까지 반영해 투자 대상을 정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이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와 함께 재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온
이날 복지부 관계자는 "이달 말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사회책임투자 강화 방안은 다루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규욱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