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0일(14:1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리 대규모로 외화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냈다. 최초 발행 예정 금액에 비해 발행 규모를 키우면서도 금리는 낮췄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이날 새벽 진행한 3억5000만달러 5년 만기 채권 수요예측에서 총 72개 기관으로부터 8억5000만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SK이노베이션은 총 발행액을 5억달러로 증액했다. 금리는 최초에 5년 만기 미 국채 금리에서 16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됐으나, 수요예측을 거쳐 140bp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번 흥행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남아있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꾸준히 부채비율을 낮추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줬다. 2014년 118%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3월 말 75% 수준까지 내려갔다. 국제 신용평가사도 SK이노베이션의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에 있다. 2014년 말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으로 강등했으나 2015년 Baa2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Baa1까지 올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에 BBB+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시장은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정제 마진이 부진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2012~2015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 대응능력을 키운 점 또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을 지난 2013년 발행한 3억5000만달러 채권 상환과 운전자본 확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94%, 유럽에서 6%의 투자가 각각 나왔다. 메릴린치와 JP모간, 크레디아그리콜이 발행 실무를 담당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