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일 대비 400원(2.07%) 오른 1만9750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는 주가가 2만원까지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장중 2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5년 10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특히 최근 일주일 새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를 14% 이상 끌어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엔지니어링을 각각 355억원, 30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였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급성장했고 주가는 17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동발 저가 수주 논란이 터지면서 2013년과 2015년 1조원대 영업손실을 냈고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주가는 1만원대 아래로 곤두박칠쳤다.
이렇듯 해외 수주로 몸살을 앓았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다시 해외 수주를 기반으로 일어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실적은 4조4730억원 규모로, 지난해 수주 실적(8조5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수주 잔액 또한 13조3000억여 원으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정유회사인 아드녹리파이닝으로부터 2조8484억원 규모 해상중질유처리시설을 수주했다. 뒤이어 3월에는 아드녹리파이닝 자회사가 발주한 5111억원 규모 담수화 프로젝트까지 수주에 성공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개선이 기대되는 발주 환경 속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세적인 수주잔고 성장이 기대된다"며 "과거와 달리 한국 플랜트 시장의 수급 현황이 (삼성엔지니어링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기조로 선별 수주에 임하더라도 지난해 수준의 수주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수주가 늘어나면서 실적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줄어든 1조217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1.4% 늘어난 212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섯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손실 우려가 컸던 이라크 바드라와 UAE CBDC 공사가 상반기 말 전후로 종료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7% 늘어난 5조7118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230.06% 늘어난 15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라크 바드라 공사 현장은 계약 잔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추가 공사원가 발생이 제한적이고, CBDC의 경우에는 진행률이 97%에 이르고 1분기 충당금에도 반영돼 완공 전 대규모 손실 발생은 크지 않다"며 "두 곳 현장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하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익성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음달 1일 MSCI 한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는데 수급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MSCI 한국지수를 비롯해 MSCI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0조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인덱스) 펀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