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말 총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7년, 10년, 15년으로 나눠 중·장기물 위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
LG전자는 그간 꾸준히 현금성 자산을 늘리며 기업 인수를 비롯한 투자 확대 실탄을 확보해왔다. 2015년 2조7101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3조3506억원까지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조1923억원에서 지난해 2조4685억원으로 크게 늘어 자체 능력만으로도 ZKW를 원활히 인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차입을 통한 '여윳돈'을 확보해 자금 활용도를 높이며 재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만 3800억원에 달해 이에 대한 차환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LG전자가 ZKW 인수를 발표한 데 대해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기업 신용도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전자는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ZKW의 양호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재무 부담 변동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신평사는 LG전자에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0'과 '안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활발히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올 들어 총 4400억원을 발행했다. 상대적으로 조달 금리가 높은 사모채로도 9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5월까지 LG전자가 발행한 회사채는 총 4600억원으로, 이번에
LG전자를 포함한 LG그룹 전체가 성장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어 회사채 발행이 활발한 모습이다. 지난 2월 LG화학은 생산시설 확장 목적으로 수요예측 제도 이후 최대 규모인 총 1조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