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후발 주자를 중심으로 보험금 지급 요건인 면책기간이나 감액기간을 완화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해약 리스크나 보험사기 가능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치아보험에 가입 후 면책기간이 경과하면 매년 2~3개씩 임플란트 치료를 받고 계약을 해약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필요한 혜택이 끝나면 바로 계약을 해약하는 것인데, 치아보험은 특성상 손해율이 높아 계약 유지율이 상품 성공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2009년 10월 홈쇼핑에서 치아보험에 가입한 A(39) 씨는 면책기간 1년 후 매년 2~3개씩 임플란트 이식을 받았다. 이어 계약 갱신 후 올해 1월까지 추가로 8개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A씨는 2월초 계약을 돌연 해약했다. A씨는 보험기간 동안 19개의 임플란트를 이식했고 보험금 1800만원을 받았다. A씨가 40개월 동안 총 납입한 보험료는 228만7000원이다.
A씨가 타사에 치아보험을 중복해 가입했다면 1건당 1000만원 이상 추가로 보험금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B(46) 씨는 2008년 10월 카드사 콜센터를 통해 치아보험에 가입한 뒤 감액기간 2년 경과 직전인 2010년 9월에 3개, 감액기간 이후인 2010년 10월 3개 치아를 각각 발거해 보장한도 연간 3개 기준을 피했다. 이후 임플란트를 이식해 보험금 450만원을 수령하고 2010년 11월 계약을 해약했다. 감액기간 경과 후 짧은 기간에 6개의 임플란트 보험금을 받고 계약을 해약한 셈이다. 납입한 보험료는 약 38만원이다. 타사 상품에 중복 가입했다면 보험금 수령액은 더 커진다.
치아보험 시장에서 혜택만 보고 계약을 해약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면책기간 완화 등 상품 간의 경쟁 심화로 해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추후 남은 치아보험 가입자들이 갱신 시 해약 리스크에 따른 보험사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이 최근 치아보험을 출시한데 이어 ING생명도 치아보험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 선점을 위한 보험금 지급 기준 완화 경쟁은 더욱 심화
보험사기 가능성에 대한 염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건의 치아보험에 가입하고 재해 등을 위장해 보험금을 타는 것에 대해 사실상 대책이 없다"며 "치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상품 간 경쟁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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