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태양광 사업 확대에 따라 폴리실리콘 사업 이익이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나며 OCI의 실적 개선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증가로 올해 이 종목의 현금 보유는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OCI 주가는 올 들어 코스피가 1% 하락한 가운데 나 홀로 15% 오르며 힘을 내고 있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올해 영업이익은 3745억원으로 작년보다 31.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종목의 주요 사업은 크게 폴리실리콘(태양광), 카본블랙 등 석유화학, 에너지, 과산화수소 등 4대 사업으로 나뉜다.
증권가에선 이 종목이 태양광 사업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때문에 태양광 업종에 분류하지만 작년 실적으로 보면 화학주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
카본블랙을 포함한 화학 사업은 작년에 20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태양광(840억원)의 2.5배 가까운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카본블랙을 비롯해 TDI, 벤젠, 피치와 같은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화학과 태양광 실적 전망이 모두 좋은 편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화학제품과 태양광 발전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중국발 보조금 악재가 다소 해소되면서 OCI의 실적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발전차액 지원금을 12~15% 삭감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18~20%)보다 낮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이 당초 예상보다 덜 깎여 태양광발전 사업자의 수익성 부담이 완화됐다"며 "중국의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올해 OCI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실리콘 가격도 오름세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작년 상반기 ㎏당 1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월에는 17달러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 제품 가격이 1달러 오르면 OCI의 연간 영업이익은 700억~800억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OCI는 순도가 높아 제품 가격이 더 비싼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몇 안 되는 업체로 올해 수익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고순도 폴리실리콘은 범용 제품보다 30% 이상 발전 효율이 높은 재료로 알려져 있다. 작년 폴리실리콘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한 '승부수'가 올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OCI는 작년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로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량을 2만t 이상 늘렸다.
지난달 중국 기업 '룽지솔라'와 1조1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올해 OCI 실적 개선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계약은 작년 OCI 매출의 40.2%에 달하는 규모다. 룽지솔라는 태양광 사업 중 웨이퍼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기업이란 칭호가 무색하게 화학 쪽으로 기울어졌던 이익 구조는 올해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교보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 영업이익은 1864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사업도 1974억원의 이익을 올릴것으로 전망된다. 손영주 교보
이익 증가로 올해 OCI는 '현금 부자'의 기준인 1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말 3386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9140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