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온 KT가 대박을 터뜨렸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3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조2400억원을 끌어모았다. 올해 진행된 수요예측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3년물 500억원에 2900억원, 5년물 1000억원에 3900억원, 10년물 1000억원에 4100억원, 20년물 500억원에 1500억원이 각각 유효 금리 범위 안에 몰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대표주간을 맡았다.
풍부한 수요가 확인된 만큼 채권 금리도 민간 채권평가사가 책정한 금리 평균보다 아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KT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액을 5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차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발행에서 KT는 10년 이상 장기물 발행을 시도하며 주목받았다. 초장기물로 분류되는 20년물도 과감하게 포함했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기업들은 장기물 발행을 꺼려왔다. 발행 시점에 비해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전체 금액의 절반 수준인 5600억원이 장기물에 몰렸다.
연초 우량채가 연일 수요예측에 성공하는 가운데 AAA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KT 역시 공모 금액을 모으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그러나 5G 조기 상용화, 통신업 변동에 대한 우려, AAA등급 절대금리가 낮은 점 등으로 흥행을 확신하지 못했다. KT
한편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채가 흥행 열풍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이달 회사채 발행은 AA급 이상 우량채에 집중됐다. A0등급을 보유한 롯데오토리스와 A-등급의 AJ렌터카, BBB+등급의 한진 등이 곧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