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갤럭시S9' 출시 효과를 등에 업고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내준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공급하는 세코닉스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듀얼카메라를 생산하는 파트론은 영업이익이 2배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요 공급처인 이들 부품사는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Ⅹ'의 최근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얻을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9은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베일을 벗는다. 이 행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지난해 나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이 판매 흥행에 성공하면서 차기 스마트폰인 갤럭시S9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아이폰Ⅹ은 높은 가격과 제품 불량으로 올여름에 조기 단종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사상 최고가로 나온 아이폰Ⅹ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갤럭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주식 수익률은 작년 삼성전기 사례처럼 부품 공급사들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연합군' 주가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세코닉스는 전날 대비 무려 9.6% 급등했다.
갤럭시S 시리즈에 렌즈를 공급해온 세코닉스는 이번 갤럭시S9에도 관련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이 종목의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작년 4분기(19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코닉스의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과 차량용 렌즈인데 올해는 차량 부문의 성장이 기대된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용 카메라 렌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올 3분기에는 차량용 매출이 스마트폰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자율주행 관련 수요 증가로 하반기엔 차량용 렌즈 매출이 스마트폰을 추월할 것"이라며 "기존 갤럭시 호재와 함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모듈(부품 덩어리) 업체 파트론도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됨에 따라 이날 주가가 상승했다.
파트론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58억원)와 비교하면 이익이 96.5% 급증하는 셈이다. 이 업체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여파로 작년 1분기에 29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다 작년
이 같은 악재로 작년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지자 주가도 동반 부진했다. 그러나 한 달 뒤에 나오는 갤럭시S9에는 주요 부품사로 참여하게 돼 올 들어 기업 가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