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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E&M 합병…`커머스+콘텐츠` 융합기업 탄생

기사입력 2018-01-17 17:40 l 최종수정 2018-01-18 17:49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해 국내 최초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난다.
두 회사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1대0.41 비율로 합병하고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홈쇼핑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CJ E&M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홈쇼핑에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결합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식품,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3개 축으로 그룹 사업을 재편한 후 추가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 합병은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도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고, AT&T가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는 등 30여 년간 미디어산업 합종연횡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 알리바바가 스필버그 영화사 '앰블린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하고, 아마존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결합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CJ오쇼핑과 CJ E&M 사업 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를 상호 공유하면 글로벌 사업은 즉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상대 회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의 상품 기획 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역량이 더해지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차별된 콘텐츠를 통한 소비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가 홈쇼핑 쇼호스트로 등장해 빠르게 제품 완판에 성공하는 등 변신을 시도해왔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와 손잡고 웹드라마와 예능 형식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정체에 빠진 홈쇼핑 사업의 돌파구를 TV 밖의 차별된 콘텐츠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CJ E&M도 콘텐츠 저작권(IP)을 활용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합병회사는 융·복합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SNS 등 이용자 행태 분석 데이터와 CJ오쇼핑이 보유한 커머스 빅데이터,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VR, AR, Voice UX를 통해 큐레이션해 새로운 고객 경험과 접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CJ오쇼핑과 CJ E&M은 합병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신규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1년까지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엔터테인먼트가 확장하려면 커머스 영역으로 확장할 수밖에 없는데 유통 패러다임이 모바일로 확장하는 추세에서 적절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가 합병하면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5조원 이상으로 덩치가 커진다.
17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5위인 CJ E&M의 시총은 3조7957억원, 21위인 CJ오쇼핑은 1조5850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5조3807억원으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에 이어 네 번째로 시총이 많은 코스닥 상장사가 된다.
코스닥 시장에서 CJ E&M과 CJ오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한중 관계 개선, 코스닥 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만 이날 CJ오쇼핑 주가는 8.93% 급등한 25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CJ E&M도 3.16% 올랐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합병 정보가 미리 샌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합병은 CJ그룹 내 미디어 사업 부문에 대한 교통정리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회사에 대한 CJ 지분율이 39.4%로 기존 두

회사에 대한 지분율과 큰 변동이 없기에 대주주 이해관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볼 수 없다"며 "홈쇼핑은 성장성이 불투명하지만 돈을 잘 버는 사업이고, 방송·영화 콘텐츠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거대한 콘텐츠 융합회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한나 기자 / 윤진호 기자 /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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