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6월 출시한 직장인 전문 모바일 전용 대출인 '신한S드림 신용대출'은 현재 신규 판매금액 2355억원을 돌파했다. 도입 첫 달인 7월 271억원과 비교하면 다섯 달 만에 취급액이 약 10배 늘었다. 기존에도 엘리트론 등 공무원 등 신용등급이 높은 직장인을 겨냥한 대출상품이 있지만 모바일상품 특성에 맞춰 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해 영업점 방문이나 서류 제출 없이도 바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소액 마이너스통장인 '비상금대출'의 대항마로 내놓은 신한은행의 500만원 한도 모바일 대출 '포켓론'도 9월 출시된 후 두 달 새 계좌 1만2000개가 개설되고 실제 나간 대출금액도 300억원을 넘었다. 당초 이 은행이 목표로 잡은 1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슷한 시기에 소득 증명 없이 최대 300만원까지 가능한 모바일 'KB리브 간편대출'을 내놓은 KB국민은행에서는 올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이 PC 기반의 인터넷뱅킹을 압도하며 비대면 채널 1위 자리를 꿰찼다. 올해 판매된 스마트폰 대출은 계좌 1만6000개, 총 215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계좌 1만1000개, 1982억원에 그친 인터넷 대출을 넘어섰다. 특히 스마트폰 예금에는 올해만 4조8704억원이 유입돼 PC 예금(3조7245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더 몰렸다.
KEB하나은행도 올해 오프라인 지점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탑재한 '모바일브랜치' 서비스를 선보인 덕분에 올해 모바일 채널에서만 예·적금 2조3660억원, 대출 2조577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모바일 은행 거래 인기 덕에 일부 대출상품은 이미 기존 오프라인 지점의 실적마저도 뛰어넘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전용 자동차 대출인 '써니마이카대출'은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올해 11월 말까지 총 6만5640건, 1조4094억원이 판매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은행 창구에서 취급한 오프라인 마이카대출의 4만134건, 8133억원을 추월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모바일(위비모바일)과 오프라인(우리사잇돌중금리대출)도 마찬가지다. 작년 7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판매액은 모바일 대출이 1728억6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점에서 팔린 299억3900만원의 6배에 육박한다.
두 은행의 모바일상품 모두 굳이 지점을 찾아가지 않아도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앱으로 가능한 편의성을 앞세워 이제는 오프라인 대출을 대체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인터넷뱅킹 출범과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의 인기몰이 결과, 올해 우리나라 모바일뱅킹 이용 고객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스마트폰뱅킹 실제 이용 계좌 수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5666만개로 작년 말 4653만개보다 1013만개 늘었다. 1년 새 1000만개 넘게 뛴 것은 관련 조사가 이뤄진 2013년 이후 처음 있는 경우로 4분기 실적이 포함되는 연말에는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뱅킹으로 이뤄지는 하루 평균 이용금액도 3분기 말 4조1379억원으로 2분기보다 11.2
내년에는 인터넷은행들이 100% 비대면 방식의 모바일 전세자금·주택담보대출을 내놓을 예정인 만큼 모바일뱅킹의 강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신한은행이 인공지능(AI) 챗봇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까지 탑재한 '슈퍼 플랫폼'을 내놓는 등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전략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