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른 계열사 주가가 폭등할 때 해당 그룹 내 '넘버2'인 LG디스플레이와 현대모비스는 업황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을 온몸으로 겪어왔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설비 투자 증가분은 5조원을 넘었고, 현대모비스는 이익 감소에도 연구개발(R&D)비를 늘리고 있다.
5일 에프앤가이드(증권사 3곳 이상 추정)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7553억원으로 예상된다. LG그룹 내에서 LG화학(3조22억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반전(상반기)'에 올해 영업이익의 66.5%를 달성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후반전'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올 1분기에 1조26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5860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 종목의 매출 중 9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경쟁사인 중국 BOE와 대만 이노룩스 등이 8세대 LCD 생산설비를 가동하면서 하반기 글로벌 LCD시장에선 공급량이 늘고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 전형적인 '레드오션'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뒷심 부족은 주가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이 종목 주가는 지난 1일까지 4.3% 하락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LCD에 올인돼 있는 사업 구조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올해 10조원이 넘는 돈을 OLED에 쏟아 붓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상 설비투자(CAPEX)는 작년 말 대비 올해 9월까지 5조2954억원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분은 국내 상장사 4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흐름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형 TV와 스마트폰에서 OLED 수요가 급증하며 LCD보다는 OLED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광저우에 짓는 OLED 공장 승인까지 떨어지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막대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LG디스플레이를 OLED 종목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그동안 적자였던 OLED TV 사업부가 내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시장도 내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업황이 반등할 여지가 있어 이래저래 저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09배 수준으로 BOE(22.3배)나 일본 샤프(33.6배)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넘버2 자리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차에 이어 연간 영업이익 2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악재로 영업이익 급감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대신 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 새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2조3884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4년 만의 3조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1조7263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급감했으나 같은 기간 R&D 투자액은 5777억원으로 전년 동기(5010억원) 대비 15.3% 늘었다. R&D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집중돼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주가 하락(-0.9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