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LF(옛 LG패션) ◆
2014년엔 패션 기업을 넘어 생활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LF의 전신인 LG패션 사명을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을 택했다. 바뀐 사명 LF는 '라이프 인 퓨처'(Life in Future·미래의 삶)의 줄임말이다. 시장에선 LF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며 우려했다. 이 같은 걱정은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LF에 편입된 여러 자회사들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LF는 2007년 100% 자회사 LF푸드 설립을 시작으로 식음료와 호텔, 화장품 등 일상생활과 관련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LF는 9건의 신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분기에 일본 식자재 유통 기업 모노링크 지분 100%를 364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3분기엔 유럽 식자재 업체인 구르메(구르메F&B코리아)의 지분 71.7%를 36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엔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의 상표권까지 인수하면서 식자재 유통 및 외식 사업 확대에 힘을 실었다.
이 밖에도 LF는 지난해 6월부터 그린랜드(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불리1803·그라네파스텔(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등의 국내 사업권을 사들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1월에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로 유명한 주류 유통회사 인덜지의 지분 53.2%를 취득하는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LF의 이 같은 행보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지부진한 패션 사업 매출을 식자재 사업이 만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LF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9.2% 증가한 33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LF의 누적 자회사 영업손실은 약 40억원으로 1년 전(약 100억원)과 비교해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는 평가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결법인의 경우 최근 인수한 식자재 회사(모노링크, 구르메F&B)들의 손익 반영으로 흑자 전환했다"며 "이들 2개 식자재 회사의 영업이익은 분기별로 각각 10억~1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4분기 실적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LF의 4분기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할 것이란 추정이다. 연간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연간 영업이익은 10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엔 이보다 많은 1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회복으로 스포츠, 액세서리 브랜드 사업이 강화되고 있고, 올해 진행된 소규모 M&A까지 더해지면서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LF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LF 주가는 '브이(V) 자' 흐름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