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국금융지주 ◆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난 994억원이다. 실제 실적은 컨센서스를 10%가량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레이딩 부문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으로 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IB 딜도 늘어나면서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손익감분을 일부 상쇄했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분기와 유사하게 3분기에도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호실적을 견인했을 것"이라며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한국투자파트너스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이고,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한국투자캐피탈에서도 2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26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99.5% 늘어난 것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한국투자캐피탈 순이익은 각각 370억원, 175억원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16억원의 순이익을, 카카오뱅크는 18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전체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3111억원, 4548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각각 76.9%, 67.8% 증가한 수치다.
현재 실적뿐만 아니라 한국금융지주는 신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첫 번째는 초대형 IB 진출이다. 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에 대한 초대형 IB 지정과 함께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선 발행어음 인가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사실상 초대형 IB의 첫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두 번째로 당분간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하긴 하지만 카카오뱅크도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금융지주의 차세대 먹거리로 손꼽히고 있다. 지점이 없는 대신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과 이자가 싼 대출 상품으로 출범 직후 금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와 관련한 적자가 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향후 카카오뱅크의 영업 정책과 확정 속도에 따라 흑자 전환 시기가 유동적이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금융지주 기업가치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코스피 랠리까지 더해져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 1월 2일 4만17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6만4500원으로 10개월 동안 54.7%나 올랐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 수준으로 증권 업계 평균인 0.7배보다 높다. 그러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해 11.2%로 다른 대형 증권사보다 높다는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증권사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ROE가 높은 자회사 실적도 견조하다"며 "대형 증권사 대비 높은 수익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PBR는 1.2배까진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