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코스피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업 실적개선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이어진 4차 산업혁명의 성장세가 내년부터 본격화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내수보다는 수출에서 나오는데, 주요 교역국인 미국을 필두로 유럽,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 상황도 개선되고 있어 수출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증시 전망 보고서를 일찍이 내놓은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3사는 내년 코스피 상단이 2900~3000포인트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코스피 밴드는 2350~2900포인트로 보고 있다"면서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IT·헬스케어 시가총액 비중이 씨클리컬(에너지·산업재·소재)을 역전했는데, IT·헬스케어 산업에 투자(선진국)가 되고 신규 성장 동력(신흥국)이 출현했다는 점에서 이익 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또 다른 사상 최고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관성의 법칙을 예로 들었다. S&P500지수는 지난 5년간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3월 최고치 경신 이후 현재까지 64% 가량 올랐다. 나스닥 지수 역시 2014년 11월 최고치를 찍은 이후 3년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듯 사상 최고치는 또 다른 사상 최고치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팀장은 "과거 코스피 역시 2005년 7월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2년 동안 85% 가량 뛰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한 바 있다"면서 "올해 현재 코스피는 지난 4월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약 1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 하단을 2500포인트, 상단을 3000포인트로 제시했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인데, 기술적으로 지난해 고점 수준인 PER 11배 수준인 2920포인트까지 상승은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코스피 3000포인트는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도달 가능한 지수대"라면서 "흐름은 상고하저 패턴을 예상하는데, 상반기 중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상승 근거로는 글로벌 경기의 개선세가 한국의 수출 동력을 지지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정책에 힘입어 국내 내수 경기 회복세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산은 배당확대로 이어져 코스피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팀장은 "IT 업종이 주도주로서의 입지를 이어가면서 상반기까지 반도체 업황 호조가 예상된다"면서 "여기에 내수주와 신성장산업 등 정부정책 수혜주와 중국 소비주가 가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전기차, 태양광 등에 특히 주목할 것을 권했다.
키움증권은 구체적인 밴드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중 코스피 3000선 도전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피 PER가 역사적 평균 수준을 웃돌며 밸류에이션 매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내년 수출이 15% 내외 성장한다고 가
다양한 요인들이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역시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수출전망 개선은 곧 기업 이익 증가로 연결된다"며 "이익 성장이 뒷받침될 경우 내년 중 코스피 30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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