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녹수에 대한 투자를 위해 주요 주주들과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초 최종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TPG 측이 녹수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경영권 인수까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100% 지분 기준으로 회사가치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557억원의 10배 정도인 5000억~6000억원 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거래 규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1994년 설립된 녹수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 격인 건축내장재 수출입업체 모림으로 지난해 말 기준 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모림의 최대주주는 고동환 녹수 대표이사(57%)다. 고 대표는 2011년 녹수 창업자인 김양수 전 대표에게서 회사를 물려받아 이끌고 있다. 고 대표와 경영진이 해외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파트너로서 글로벌 PEF인 TPG와 손을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IB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회사가 최근 몇 년 새 급속히 성장하는 추세여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해외 유수의 사모펀드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녹수는 전체 매출의 90%가량이 미국, 유럽, 일본 등 50여 개국 수출을 통해 거둔 실적이다. 국내 바닥재 시장은 저가 제품 중심의 경쟁이 심하다 보니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오하이오 현지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면서 해외 비중이 늘었다. 미국 LVT 바닥재 내수 시장은 최근 5년 새 50% 이상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무구조도 탄탄한 편이다.
지난해 매출 2090억원에 영업이익 508억원을 기록한 녹수는 해마다 10~20% 안팎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총차입금은 48억원에 그치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531억원에 달한다.
TPG는 외환위기 직후 뉴브리지캐피털이란 이름으로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 등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남겼지만 2008년 이후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해 이상훈 한국 총괄대표를 선임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복귀한 TPG는 최근 마무리된 5000억원 규모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에 이어 이번 거래까지 성공하면 올해에만 두 건의 대
이상훈 대표는 앞서 모건스탠리PE 대표로 재직할 당시 인테리어 건자재 전문 업체인 한화L&C에 투자한 경험을 살려 이번 인수·합병(M&A)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모건스탠리PE는 2014년 한화L&C 건자재 사업부를 3000억원에 인수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