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정으로 발전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원전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전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는 정부 의지는 그대로여서 이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한국전력 주가는 전날보다 5.6% 급등했다가 오후에 상승폭을 다 내주고 0.6% 오른 4만1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두산중공업도 오전에 급등했다가 결국 1.3% 하락했다. 한전기술 주가도 이날 1.1% 빠졌는데 오전 10시와 비교하면 등락폭이 무려 19%에 달한다. 풍력 터빈 업체인 유니슨과 풍력발전 설비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는 각각 6%, 6.7% 하락했다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3%, 1.8% 상승 반전됐다. 태양광 관련 업체인 OCI와 한화케미칼도 오전의 약세를 극복하고 각각 3.9%, 1.4% 상승 마감했다.
이날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증권가에선 한전기술, 한국전력, 두산중공업의 주가 반등 기대감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설계를 맡은 한전기술은 이번 건설 재개로 내년 관련 매출이 644억원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전체 매출(5060억원)의 13%에 달한다. 이에 따라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846% 늘어난 4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 주가도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의견이다. 지난해 8월 3일 6만2900원이던 주가는 전날까지 35.1%나 하락한 상태였다. 이는 3분기까지 원전 가동률이 70%대 초반에 머물며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향되면서 부진한 데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으로 당분간 실적이 회복되기도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전 주가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까지 떨어지며 부진했는데 이번 건설 재개로 오히려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며 "이번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구체화하는 일만 남았기 때문에 주가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발표에 앞서 증권사들은 원전 건설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에 한국전력의 실적 예상치를 조금씩 올려왔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 예상 실적은 매출액 58조8607억원, 영업이익 6조8912억원이다. 작년보다 여전히 이익은 42.6%나 감소한 수치였지만 내년 이익 전망치는 크게 올라갔다.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 한국전력의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로 각각 60조2508억원, 영업이익 8조539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보다 이익이 16.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가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전 주요 기기 독점 공급자로서 2015년 신고리 5·6호기와 관련해 주요 기기 2조1000억원, 건설 46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공사 재개 이외에 다른 원전 공사까지 탄력을 받으면 두산중공업 이익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을 포함한 발전소 사업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34%(작년 기준)를 벌어들인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원전 건설 재개로 두산중공업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년에 20%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작년 7912억원이었던 이 종목 영업이익은 올해 9932억원을 거쳐 내년 1조45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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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