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한 볼빅은 이르면 내년께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컬러 골프공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데다 골프의류나 골프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실적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년 초께 이전 상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기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현재 볼빅 시가총액은 400억원이다.
1980년에 설립된 볼빅은 국내 대표 골프공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주력 제품은 단연 컬러 골프공이다. 작년에 출시한 무광 컬러 골프공 '비비드(VIVID)'는 독특한 색상과 뛰어난 성능 덕분에 세계 골프공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유명 골프선수 버바 왓슨과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컬러 골프공을 찾는 고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볼빅은 2001년 국내 골프공 업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실적 악화와 경영진 교체 등으로 5년 만에 상장폐지했다. 2008년 철강 유통회사를 경영해온 문경안 회장이 약 1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확대에 주력하며 국내 2위 업체로 우뚝 섰다. 볼빅은 국내시장 점유율 28%로 타이틀리스트(48%)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 회장 취임 이후 볼빅은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로 떠오르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08년 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4년 322억원까지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크게 늘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가팔랐던 성장세는 2015년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부터 반등하고 있다. 올해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빅은 이번 상장을 발판 삼아 종합 골프용품 업체로 나아갈 계획이다. 골프공으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골프의류와 골프채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센·옴므 등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업체 위비스와 손잡고 골프의류 브랜드 '볼빅브이닷'을 론칭했다. 볼빅브이닷은 배우 전지현 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지난 3월 전국에 55개 매장을 열었다. 매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이에 따른 라이선스 수익도 상당할 전망
지난해 말 기준 볼빅 최대주주는 문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엠스하이(24.17%)다. 지분율 15.11%를 보유한 문 회장이 그다음으로 많고, 한미네트웍스와 한미반도체가 각각 지분율 10.4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미네트웍스와 한미반도체는 2012년 각각 40억여 원을 들여 볼빅 지분을 매입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