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년 차 직장인인 L과장(38)은 2년 전 비혼을 선언했다. 남편이나 아이를 위한 삶보다는 1년에 한 번 이상 해외여행을 떠나고 정기적으로 기타 수업을 받으며 오직 자신을 위한 삶에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올해 긴 추석 연휴를 위해 1년 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 열흘간 유럽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그런 L씨는 최근 들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길어야 10~15년 정도 더 직장생활을 하면 은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골드미스들이 혼자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혼자들 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변 조언에 따라 L씨는 본격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골드미스들의 갈 길 잃은 노후자금이 달러 재테크로 몰리고 있다. 기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해외여행의 기회가 많은 골드미스들이 달러 상품을 가입해 여행 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무배당 달러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의 누적 판매 건수는 26일 현재 총 458건, 금액은 2486만 달러로 나타났다. 가입 금액은 5만달러 미만이 300건으로 전체의 65%에 달했다. 적은 금액이라도 달러 자산을 은퇴 설계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마련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40~50대가 전체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여성 가입 고객은 63%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4050세대인 '뉴노멀 중년'과 '골드미스'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자산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매력적인 단골 투자처로 주목받는다. 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에 풀려 있던 달러가 미국으로 모여들면서 달러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은 안전자산, 리스크 회피용으로 포트폴리오의 20~30%를 달러 자산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연금 역시 해외여행 대중화 시대에 새로운 노후 관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0.5%)이 최근 3년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가지고 있을 만큼 해외여행은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또한 최근 60대는 생계유지와 자녀양육에 반평생을 보낸 다음 은퇴 후 자신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액티브 시니어'로 변해 여행 시장 주 고객으로 바뀌는 추세다. 꼭 골드미스가 아니더라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여행자금이 필요할 때 따로 환전을 하지 않고 필요시 바로 인출해 쓸 수 있는 달러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푸르덴셜생명의 '무배당 달러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은 금리나 펀드 수익률과 상관없이 가입 시 확정된 달러 노후 소득을 인출하거나 평생 연금으로 지급받는다. 가입 즉시 노후소득을 지급받기 시작하면 가입 연령에 따라 납입한 보험료의 연 최저 3.8%에서 최고 5.2% 금액을 확정된 노후소득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거치할 경우엔 가입 시 확정된 노후소득이 연 복리 5%로 증가해 가입 시기가 빠를수록 더 좋기 때문에 재테크에 관심 있는 골드미스들은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납입 후 보험금을 10년간 거치할 경우 노후 소득이 60%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45세 여성이 10만 달러를 납입할 경우 즉시 수령하면 연간 4017달러를 평생토록 받을 수 있고 10년 후부터 수령할 경우 연간 6516달러를 평생토록 받을 수 있다.
AIA생명의 '(무)골든타임 연금보험' 역시 원화뿐만 아니라 미국달러로도 가입이 가능해 자녀의 유학자금이나 은퇴 후 해외여행을 위한 자금 등 다양한 외화 수요를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가입 고객을 보면 다양한 투자로 손실과 이익을 경험한 중년층들이 안정적으로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이 상품을 찾는다"며 "달러연금인 만큼 달러를 여행 경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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