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제안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가 국제기구 차원에서 본격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 황창규 KT 회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KT가 제안한 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가 (유엔의) 워킹그룹 출범과 함께 국제기구 차원에서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한국의 국격을 한단계 올리는 일이며 KT가 끝까지 완성도를 높혀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황 회장은 하루 앞서 열린 '유엔 브로드밴드위원회' 정기 총회에서 "통신기업이 가진 연결성, 빅데이터, 정보 등 자산은 감염병과 같은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힘"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업, 규제기관의 적극적 참여를 주문했다. KT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워킹그룹'이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워킹그룹에는 KT, 노바티스재단, 인텔, 케냐, 아르헨티나 등 6개 국가 관련기관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등 10개 조직이 참여한다. 브로드밴드위원회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네스코가 공동 주관하는 비상설 국제기구로 2010년 출범했다. 이번 회의에는 황 회장을 비롯해 인텔, 시스코,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국제기구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워킹그룹 출범으로 KT가 지난해 6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리더스서밋에서 제안한 프로젝트가 1년여 만에 유엔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KT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개발한 감염병 방지 시스템은 로밍 데이터를 활용한다. 감염병 지역을 방문해 휴대폰을 켜면 주의사항, 신고요령 등을 문자로 안내하고 이를 질병관리본부에도 전달한다. 국내에서는 KT가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올해 4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황 회장은 지난 4월 G20 디지털경제 컨퍼런스 등에서 이 시스템을 글로벌로 확산시키자고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황 회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일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5G는 통신의 판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4G가 화상회의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위주였다면 5G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홀로그램까지 부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5G라는 네트워크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이 접목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서비스와 산업이 일어나고 국가와 세계적 차원에서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이번 방미 중 개통식을 가진 미국 보스턴 '기가와이어 프로젝트'와 관련해 글로벌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노후 주택이 많은 보스턴에서 기존 동선을 통해 기가 속도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황 회장은 "2020년까지 해외사업 매출 2조원을 목표로 세웠다"며 "KT-MEG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플랫폼이어서 수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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