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회사 집중분석 ④ ◆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라홀딩스의 올해 2분기 기준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은 각각 4790억원, 93.6%를 기록했다. 지주사 전환 첫해였던 2014년 순차입금이 3280억원, 부채비율이 77.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주사 전환 후 3년간 재무상태가 악화된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라스택폴 지분매각으로 현금이 유입된 올해 2분기를 제외하곤 지주사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현재 1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 한라가 연결자회사로 편입되면 차입금은 1조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한라가 한라홀딩스의 연결자회사가 되기 위해선 지분율을 30% 넘긴 뒤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한라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후 배당성향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 15일 주가가 6만1800원을 기록하는 등 올 들어 6만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한라그룹 측은 비핵심자산의 매각과 자회사 실적 개선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라홀딩스 재무담당 고위임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부문 비핵심 계열사였던 한라스택폴 지분매각을 통해 순차입금을 10% 이상 낮췄다"며 "자회사들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더불어 유동성 축적을 위한 전략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개선해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점진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구조를 제외하고 사업적인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호재가 많다. 우선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만도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만도는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톱5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만도는 9조5000억원을 신규 수주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에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도 기존 12조원에서 13조원으로 상향했는데 달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엔 현대·기아자동차향 수주 비중이 5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쪽 완성차향 수주가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자율주행·전기차와 관련해 실질적인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업체"라고 분석했다.
독일의 헬라와 한라홀딩스가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만도헬라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만도헬라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센서를 생산한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ADAS용 센서시장은 2021년까지 연평균 23%씩 성장
한라는 2015년까지 수년간 실적 부진에 허덕이다 지난해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올해 2분기엔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올해 역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