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2400시대 / 전문가 32명 국내증시 전망 ◆
올해 남은 기간에 코스피가 20% 더 상승하면 지수가 단숨에 2900에 육박하는데, 하반기 금리 인상 변수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이르면 내년 말 3000 고지 언저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이익이 좀 더 큰 폭으로 늘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매일경제가 코스피 2400 시대를 맞아 13일 증권사와 운용사, 연기금 등 32명의 자본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긴급 설문을 진행해 답변을 분석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가운데 22명(68.8%)은 이번 랠리가 대세 상승의 초입 부근이라고 분석했다. 2400을 넘은 코스피가 랠리를 이어가 3000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시기를 놓고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이번 랠리가 2400을 넘어 3000까지 갈 것으로 예측한 22명의 전문가 중 절반(11명)은 내년 하반기 안에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나머지 절반은 3000 시대 개막이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내 3000 시대 개막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의견은 1명에 불과했다. 큰 그림에서 볼 때 코스피가 3000까지 올라갈 에너지는 충분하지만, 연초 이후 급하게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 장세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말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면 시장에 충격이 닥칠 것"이라며 "올해 고점은 2600 안팎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초 2000 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연내 3000을 돌파하려면 1년간 지수가 50% 오르는 급등장이 펼쳐져야 하는데, 하반기 대외 변수를 고려하면 그럴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0월쯤 코스피 2600 도달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 국면에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돈의 큰 흐름이 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는 단연 '기업 이익의 증가'가 꼽혔다. 설문에 참여한 32명의 전문가(복수응답)중 25명(78.1%)이 기업 이익이 더 많이 올라야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102조원이었지만 올해 많게는 14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덕에 코스피 12개월 선행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10배 미만에 머물고 있다. 미국(15배), 독일(15배), 영국(15배), 일본(14배), 대만(13배)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저평가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순이익이 내년에도 증가한다면, 탄력을 받은 코스피 그래프가 내년 말에 현 지수 대비 25% 더 뛴 3000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반기별로 코스피가 7~8%씩 오를 만한 여력은 여전히 있다는 분석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 수준에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은행주들이 두 배 오르면서 지수 상승분의 60~70%를 차지했다"며 "다른 종목 중에 코스피가 2000대였던 당시와 주가가 별로 차이가 없는 기업도 많아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상승을 위해 배당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컸다. 전체 15명의 전문가(46.9%)가 3000 시대 개막 선결 조건으로 한국의 낮은 배당률을 거론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1.89% 수준으로 영국(4.23%), 대만(3.97%), 싱가포르(3.43%), 중국(2.22%), 미국(2.03%)과 비교해 낮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등 카드로 기업 배당을 독려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추후 코스피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4명이 코스피 상승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
[홍장원 기자 / 김효혜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