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MBK에 260억 손해배상소송

웅진그룹이 생활가전 렌탈 전문기업 코웨이 지분 변동과 관련해 코웨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26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6월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초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코웨이 지분 우선매수권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웅진그룹은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지난 5월 중순 웅진그룹에 사전 의사 타진 없이 코웨이 지분 약 5%(3800억여 원)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세일)로 거래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주당 매각가는 9만8000원 선으로 거래 직전 종가인 주당 10만5000원에 비해 7% 정도 할인된 가격이었다.
웅진 측은 우선매수권이 자사에 있었음에도 매각 전 의사 타진이 없었던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시가보다 낮은 할인 거래로 약 260억원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블록딜은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진행돼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와 웅진홀딩스가 맺은 코웨이 인수계약서상에는 우선매수권과 관련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아니한 장내 매도의 경우는 예외'라는 문구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이런 상황을 고려해 블록딜과 같은 경우 우선매수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넣었을 것"이라면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측은 이번 소송 제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시간 외 대량매매는 거래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진행되고, 한국거래소에 신고 절차를 거치는 등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과 거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도 있어 소송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렌탈시장 1위 업체로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받을 당시 MBK파트너스가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부터 코웨이 매각을 추진하다가 잠정 중단한 상태다.
[강두순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