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승원(가명·37) 씨는 올해 1월 꿈에 그리던 '애마'를 장만했다. 자동차가 그것. 혹여 흠집이라도 날까 조심조심 다룬다. 매주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날 생각에 설렌다. 그런데 이것도 잠시. 바쁜 일상에 피곤까지 더해지면서 주말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최씨의 애마는 일주일 내내 주차장에서 꿈쩍하지 않는 날이 많아진다. 최씨는 "보험사에 낸 자동차보험료 130만원이 너무 아깝다"고 말한다.
직장인이라면 일주일 동안 주말 빼고 꼬박 5일 얌전히 모셔둔 자동차가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 않을 법하다. 다가오는 주말을 손꼽아 기다려 여행을 떠나자는 계획을 짜보기도 하지만 때론 바쁜 직장생활로 지친 몸 때문에 주말 집 밖이 싫다. 자연스럽게 주차장에 내차를 고이 모셔둔 날이 많아진다. 이처럼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만 운행하는 날이 많지 않다면 '자동차 마일리지 특약'을 십분 활용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많게는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 마일리지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통상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 할인폭은 커진다. 특히 마일리지 특약은 별도 가입비용이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밑져야 본전'인 셈.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계약 시점부터 갱신 때까지 자동차 주행거리가 3000km 이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33% 환급해준다. 할인 방식은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거리 정보와 자동차 번호판을 사진으로 찍어 보험사에 보내면 된다.
동일한 방식으로 삼성화재는 주행거리 2000km 이하에 보험료를 37% 환급해준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할인율이다.
주행거리가 1만km를 넘어도 몇몇 손보사는 마일리지 특약 할인이 가능하다. 현대해상은 주행거리 1만5000km 이하 구간을 신설, 보험료 할인율 6%를 적용하고 있다. 해당 구간 보험료 할인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해상과 자동차보험 계약을 했다면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해 연간 주행거리(보험갱신 시점)가 1만5000km 이하면 무조건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해상은 주행거리 3000km와 5000km 이하 구간에는 각각 32%와 27% 할인율을 적용한다.
KB손해보험도 주행거리 1만5000km 이하 구간까지 마일리지 할인을 확대, 보험료를 6% 돌려준다.
메리츠화재에 자동차보험을 가입했다면 주행거리 2만Km 이하에서도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율은 2%이다.
마일리지 할인 특약은 자동차보험 가입(갱신) 시점에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나 보험가입 기간 중간에도 가입할 수 있다. 때문에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데 해당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가입해 조금이나마 보험료 할인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단 보험기간 중간에는 보험 가입기간이 3개월 이상 남은 경우에만 마일리지 특약 가입이 가능하다.
마일리지 할인 특약은 무조건 보험 가입(갱신) 시점에 가입해 놓는 것이 보험가입 중간에 가입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자동차보험을 갱신해 6월에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했다면 6개월치 경과보험료를 뺀 나머지 보험료를 기준으로 할인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때 주행거리는 마일리지 특약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연간 평균 주행거리를 환산한다. 이왕이
손보사들은 마일리지 특약 할인 외에도 자녀가 있으면 추가로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깍아주는 운전자습관연계보험(UBI) 등 다양한 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보험료 할인 폭은 더 커진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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