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100세 시대 (下) ◆
17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부모를 부양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는 전국 4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부모 의료비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 부양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중이 48.1%에 달했다. 가장 큰 부담으로 꼽은 것은 의료·간병비 부담(48.9%)이다. 생활비 부담이 47.6%로 뒤를 이었다.
'부모는 내가 모셔야 한다'는 전통적 인식을 가진 중년층이 많다 보니 부모 의료비도 자녀(자신)가 부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절반을 넘는 57.8%였다. '향후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 의료비가 발생할 경우 얼마까지 부담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빚을 내서라도 전부 마련하겠다'는 대답이 32.8%로,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까지 내겠다'(34.5%)와 비슷했다. 이미 퇴직했거나 정년을 앞두고 있는 이들이 부모 의료비를 온전히 대려면 단순히 여윳돈을 비워내는 것을 넘어 생활비까지 졸라매야 한다. 실제로 부모 의료비를 지원했거나 지금도 대고 있는 40·50대 중 48.2%가 부모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을 지출했고 이 가운데 3000만원 이상 부담한 비중은 20.5%, 1억원 이상도 2.4%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부모 의료비를 댈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부족한 사회보험 시스템과 노인층의 부족한 노후 대비가 꼽힌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5년 기준 63.4%로 10년째 6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78%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공보험의 빈 부분을 책임질 민간의료보험 활용도 역시 낮다. 위원회가 지난해 2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 1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후 의료비 대비를 위한 민영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26%에 달했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OECD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인 의료비가 가족 전체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막으려면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영보험 활용도를 높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현자 서울대 교수는 "노년에는 질병으로 인한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