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올해 들어 13%나 올랐지만 퇴직연금펀드 평균 수익률은 고작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조원에 육박한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의 90% 가량이 채권형 내지 채권혼합형으로 가입돼 있고, 이들 펀드의 경우 주식투자 비중이 30% 안팎에 불과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426개 퇴직연금펀드(합계 설정액 9조2733억원)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3.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3.0% 상승했고, 국내주식형 펀드도 평균 12.4%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성과다.
국내 퇴직연금은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지면서 근로자 노후 준비 수단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처럼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도 퇴직연금 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치는 이유는 투자금의 대부분이 채권형 상품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채권혼합형이 70.8%, 채권형이 18.1%로 합계 비중이 88.9%에 달한다.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펀드는 주식투자 비중이 30% 수준에 그친다. 주식혼합형 퇴직연금 펀드가 올해 평균 6.1%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반면 채권혼합형 펀드는 3.5%에 그친다.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0.2%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채권에 절반 이상 투자하는 연금펀드로는 좋은 성과 내기 어렵다면서 지금이라도 주식형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수익률 상위 15개 퇴직연금 펀드를 살펴보면 모두가 국내외 주식형 펀드다.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가 연초이후 26.2%를 기록하는 등 인도주식형 퇴직연금 펀드가 평균 2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국투자퇴직연금삼성그룹'(18.1%), '교보악사파워인덱스'(14.8%) 등 삼성그룹주나 코스피200 대형주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펀드도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강창희 트러스톤연금포럼 대표는 "코스피가 올라도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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