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63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 전망치(4567억원)보다 40% 이상 높은 수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라며 "상반기 중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이 전해진 19일 우리은행 주가는 장중 1만4250원으로 최근 1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788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57.98%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6047억원)보다 45% 높았다.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는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이익(1706억원) 같은 일회성 이익이 더해진 영향이 가장 컸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1조262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37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도 1.44%로 전년 동기와 동일했다. 대출이나 채권형 펀드 등 이자와 관련된 자산은 작년 내내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년 말(256조5000억원)보다 오히려 4조5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부실 여신을 줄이고 비이자수익을 늘리면서 깜짝 이익을 냈다. 특히 수수료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인 점은 일선 지점의 영업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부실 우려가 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85%로 전년 말 대비 0.13%포인트 감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선 3사를 제외한 NPL 비율은 0.79%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대출자산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민영화 원년인 올해 1기 행장으로 재선임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첫 분기부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였던 우리은행은 민영화로 작년 말 IMM·동양생명·키움증권 등의 과점주주가 지배하는 체제로 변신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67%로 전년 동기(9.22%)보다 3.45%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20일 실적 발표를 하는 신한금융·KB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금융주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금융주 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금융주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35억원인데 지난 1년간 금융주 펀드로 유입된 금액(487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연초 이후 은행주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집계 기준 연초 이후 국내 금융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2%였다.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은 각각 13.
[배미정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