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전세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5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25.6% 증가한 수치로 작년 가계대출 증가율(10.6%)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빚내서 집사라'는 정부의 매매위주 부동산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제 의원은 지적했다.
KB부동산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1월말 기준 2억3669만원으로 최근 4년 동안 8090만원(51.9%) 증가했다.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년 12% 이상 증가한 것으로 가계는 2년 마다 돌아오는 전세계약 갱신 때마다 기존 전세금의 4분의1 수준인 5800만원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지는 셈이다.
반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2인 이상 도시가구 평균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와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은 지난 4년 동안 337만6610원에서 361만3623원으로 23만7013원(7%) 늘어나는데 그쳐 연평균 증가율이 2%에도 못 미쳤다.
늘어난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가격 상승분을 감당하기에는 턱이 부족한 실정으로 가계는 소비를 줄이거나 빚을 늘려서 전세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연령별로 대출잔액을 보면 30대 대출잔액이 24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7.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40대가 28.3%로 뒤를 이었고 50대와 20대가 각각 10.9%, 9.6%로 그 다음 순이었다. 20~30대를 합치면 전체 대출잔액의 57.1%로 압도적인 비중을 자지했다.
지난해 전세대출로 신혼집을 마련한 직장인 A씨는 "대출 빚 갚느라 등골
제 의원은 "소득은 그대로인데 전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빚내서 집사라'는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결국 중산층과 서민의 전세대출 급증과 주거불안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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