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크게 인상했던 1994년과 2004년 우리나라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어졌음을 떠올리며 올해도 큰 위기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994년과 2004년 사례를 보면 당시 금리 인상 시작 시점과 금융위기 발생 시점 사이에는 시간차가 있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위기의 원인이 금리 인상 자체에 있었던 게 아니라 금리 인상과 함께 나타난 경기 호황기에 자산 버블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먼저 1994년을 보자. 미국은 1994년 2월 3%였던 기준금리를 3.24%로 인상하며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1년4개월간 3%포인트 인상하면서 1995년 6월에는 기준금리가 6%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918에서 930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당시 코스피가 500~1000 박스권에 장기간 갇혀 있던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 원화값도 같은 기간 달러당 810원에서 760원으로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한국에서 IMF 사태가 발생한 것은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나서 약 3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1994년 초 780이던 것이 1997년 말에는 1200까지 상승을 지속했다.
2004년 6월에는 미국이 1%였던 기준금리를 1.25%로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 6월까지 2년간 4.25%포인트를 올리는 공격적인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 기간 코스피는 785에서 시작해 1297까지 상승했고, 2007년 10월에는 2000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원화값도 2004년 6월 달러당 1160원이던 것이 2006년 6월에는 948원까지 내려가면서 원화 강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1400에서 1700으로 상승했고, 코스피와 비슷하게 2007년 10월 6000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두 차례 사례에서 볼 때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의 악재가 아니라 경기 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신호다. 금리 인상 이후에 나타났던 금융위기는 이 기간 중 자산 버블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즉 1997년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것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나타난 경기 회복에 취해서 단기 외채를 마구 끌어다 썼기 때문이지 미국 금리 인상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로 막대한 규모의 채권 투자 자금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아쇠는 금리 상승뿐이다. 만일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
중국도 시진핑 정부 취임 이후 구조조정과 공급과잉 해소 노력을 계속해왔다.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이 나타나면 중국의 동반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동식 한투운용 상하이사무소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