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인 하림그룹의 지주사 제일홀딩스가 올해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5000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만 2조원에 달하는 올해 상장 대어 중 한 곳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일홀딩스는 오는 3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이르면 6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모는 전량 신주 발행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상장 주간 업무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고 있다. 제일홀딩스 상장은 코스닥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자회사 중 5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어 이들의 지분가치만 더해도 충분히 시가총액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인 코스닥 상장 기업은 셀트리온(11조6598억원), 카카오(5조1456억원), CJ E&M(3조3658억원), 메디톡스(2조3096억원) 등 4개사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사료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안정화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자회사 중 지분가치가 가장 큰 팬오션도 중장기적으로 해운업이 살아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일홀딩스는 자회사로 제일사료(100%), 하림홀딩스(68.1%), 팜스코(56.3%), 선진(50%), 팬오션(51.3%), 하림(47.9%)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제일홀딩스는 2015년 사모투자펀드(PEF)인 JKL파트너스와 함께 팬오션 지분 52%를 인수할 당시 5700억원가량을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3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나머지 공모자금은 자회사 투자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 상장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림그룹은 지난해부터 제일홀딩스와 중간 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합병해 '이중 지배구조 체제'를 단일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제일홀딩스를 하림홀딩스와 같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로 한 점도 합병을
제일홀딩스는 2015년 연결기준 매출액 5조1130억원, 영업이익 351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4년 대비 각각 30.4%, 53.4% 증가한 수치다. 주요 주주로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8.14%)과 한국썸벧(7.35%) 등이 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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