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최근 신영자산운용을 찾았다. 지난해 공모펀드가 수익률과 설정액 모두 대참사를 겪은 이래 생존 기로에 서 있는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생존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신영자산운용은 중소형사 중에서도 주식형 펀드 부문에서 꾸준히 높은 성과를 올리는 '알짜 운용사'로 유명하다. 신영자산운용은 2012년부터 5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연간 운용 성과 상위 50%에 매년 이름을 올린 곳이다. 2013년 15%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래 5년간 세 번이나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 펀드인 '신영마라톤'과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업계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 펀드로 꼽힌다.
반면 KTB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성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유명했던 '마켓스타펀드' 이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지 오래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같은 해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 상품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던 김용범 CIO를 영입했다. 그리고 김태우 대표는 김 CIO에게 경쟁사에서 운용 노하우를 배우고 오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 CIO가 지난주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에게 'SOS'를 치고 만났다. 평일 낮 시간, 신영자산운용 본사 사무실에서 이뤄진 공적인 자리였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두 CIO가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사에 배움을 청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그만큼 KTB자산운용의 의지와 절박함이 강하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이 KTB자산운용에 귀띔해 준 노하우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