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급격히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문을 연다. 이번주 공모 청약에 나서는 새내기주들의 성적을 통해 올해 IPO 시장의 열기를 미리 점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상장 예정인 호전실업과 코스닥 상장을 기다리는 유바이오로직스, 서플러스글로벌이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기업은 백신개발 전문기업 유바이오로직스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에 걸쳐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12월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지자 이번달로 상장 일정을 미뤘다. 희망 공모가밴드를 6500~7300원에서 6000~68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보호예수 물량도 늘렸지만 공모가는 희망 밴드 하단인 60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액 21억원, 영업손실 60억원으로 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 불안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서플러스글로벌이 17~18일 공모 청약에 나선다. 유바이오로직스와 청약이 하루 겹치는 일정이다. 중고 반도체 장비업체인 서플러스글로벌도 유바이오로직스처럼 지난해 10월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이번에 다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하게 됐다. 상장 철회 이후 이례적으로 공모가 밴드를 이전과 같은 7400~9400원을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올해 첫 상장을 추진 중인 호전실업은 16, 17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9일부터 20일까지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1985년 설립된 호전실업은 나이키, 노스페이스, 언더아머,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웨어와 아웃도어 의류를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자개발생산방식(ODM)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리그(MLB, NBA, NFL, NHL)와 유럽 프리미어리그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다. 주당 공모희망가는 3만~3만5000원이다.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의류업종에서 보기 드문 성장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주 공모 청약에 나서는 3곳이 특별히 시장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지속되던 공모주 투자 열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싸늘하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신규 상장사는 각각 17개사, 69개사로 전년도 19개사, 109개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두산밥캣 등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고 공모가를 낮춰 상장한 기업들 중에서도 상장 이후 주가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는 곳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예상 공모규모가 1조원이 넘는 호텔롯데, 넷마블게임즈, 이랜드리테일, ING생명,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대어급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IPO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의 부진을 벗어날지에 관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이끌어왔는데 최근 이들 업종이 부진한 것도 IPO 시장 한파의 큰 요인"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시황 악화로 IPO를 미룬 기업들의 성적표를 보면 올해 IPO 시장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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