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지영(가명·35) 씨는 최근 허리 통증으로 인한 통원 치료비 2만원 청구를 위해 보험사에 통원 치료비 내역이 담긴 서류를 팩스로 접수했다. 10만원 이하 소액 보험금 청구는 절차가 가까롭지 않아 금새 지급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보험사는 김씨에게 '진단서' 상당의 서류를 추가로 요구했다. 김씨는 2만원 청구에 진단서와 같은 서류를 청구하면 "서류 비용이 더 크다"며 보험사에 따지자, 해당 보험사 직원은 "그러면 현장조사를 나가야 한다"며 김씨를 몰아 세웠다.
김씨처럼 소액 보험금 청구에도 보험사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보험사들이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앞으로 이같은 행태가 자주 반복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 손해율 악화로 보험계약 인수와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되면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험금 관련 민원은 2014년 1만5174건, 2015년 1만6221건으로 전체 보험 관련 민원에서 35% 안팎을 차지해 가장 비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상반기 보험금 지급과 보상 민원은 1만522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만4179건보다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24개 생보사와 16개 손보사의 총 민원 발생이 3만6118건에서 3만3343건으로 7.7% 감소한 것을 감안할 때, 보험금 지급 민원만 늘어난 셈이다.
이렇게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증가하는 데는 보험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0년 금융위기 이후 생보업계 수익성을 보면 저금리에 따른 책임준비금(보험사가 미래에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 적립 부담 증가 등으로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업계 당기순이익은 2010년 4조원을 정점으로 추세적으로 하락해 2014년 3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이 기간 업계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3%에서 7.1%까지 낮아졌다.
보험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가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심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보험금 청구가 많고 적고를 떠나 약관에 따라 심사하고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