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호(가명·38) 씨는 아내의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 돈 나올 곳이 없다는 아내의 말과 달리 제법 많은 비상금을 발견해서다. 박씨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이용해 아내가 그동안 개설한 은행권 계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내 계좌를 한 눈에 조회하고 1년 이상 잠자는 계좌를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입소문 타고 인기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은행권 모든 계좌 개설과 잔고 현황을 조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계좌의 잔고를 수수료 없이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편리성에 지난 9일 서비스 실시 후 7일 동안 133명이 서비스를 조회하고 137만개 계좌(금액기준 91억9000만원)를 해지했다.
‘숨어 있는 돈을 찾아 준다’는 입소문이 직장인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면서 서비스 조회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흩어진 계좌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편리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같은 편리성 때문에 오히려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내 몰래 만든 비상금이 계좌통합관리서비스로 들통나 속이 타들어 간다거나, 서비스 조회가 안되는 곳으로 계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에 “마음이 조급하다” 등 가장들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그것이다.
이 까닭에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신협과 같은 비은행권 계좌 개설이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시행 후 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는 은행권에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가 많아 사회적 비효율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을 거래하는 개인 고객이라면 누구나 금융결제원 계좌통합관리서비스 홈페이지(www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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