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 새로 입성한 상장사가 지난해 절반에 수준에 그쳤다. 투자가 줄면서 ‘대어’들마저 기를 못 펴차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기업은 총 84개사다. 이중 유가증권시장에는 17개사가, 코스닥 시장에는 67개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질량분석기 개발 회사인 아스타가 오는 28일 상장하면 올해 새내기 기업은 70개사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29개 기업이 입성한 데 비해 약 60개사가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 목표로 삼았던 140개사에 비해서도 턱 없이 부족하다. 국내외 정치적 이슈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자 IPO 시장도 덩달아 얼어붙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는 IPO ‘대어’로 꼽힌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마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밥캣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률은 0.29대 1에 불과해, 기관투자자들이 남은 물량을 뒤늦게 챙겨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반 청약 경쟁률도 그룹 내 다른 기업들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규 상장사의 주가 수익률이 낮다는 점도 악재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72개 종목 중에서 47개 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지난 7월에 상장한 바이오리더스의 주가는 60% 넘게 하락했다. 장원테크, 두올, 유니트론텍, 퓨쳐켐 등도 공모가 대비 4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해, 후발주자들에게는 부담됐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4년간 IPO시장의 주가수익률은 18~39%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누적 기준으로 -0.8%를 기록하고 있다.
냉혹한 시장 평가에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도 여럿이다. 투자 관심이 컸던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호전실업, 덴티움,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등이 상장을 연기했다. 코스닥 상장 예정기업인 서진시스템, 신신제약, 바이오솔루션, 넥스지오 등도 마찬가지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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