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내각에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국무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국내 정유사가 당분간 저유가에 따른 실적 호조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틸러슨이 세계 최대 정유사를 이끌어온 사업가인 데다 그동안 미국의 금수 조치(원유 수출 금지) 해제를 위해 맹렬한 로비를 펼쳐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세계 3위 산유국 미국이 원유 시장 점유율 경쟁에 돌입해 원유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40여 년 만인 작년 12월, 금수 조치를 해제했고 가장 먼저 수출에 나선 것이 엑손모빌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와 정유사 CEO가 손을 잡으면서 트럼프의 자원개발 확대 정책도 탄력을 받아 저유가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환경 문제로 중단됐던 키스톤 송유관 건설로 캐나다의 값싼 원유를 공급받아 원가 절감을 통해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키스톤 송유관의 하루 원유 수송능력은 83만배럴에 달해 중동발 공급 감소를 다소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은 8월 평균 배럴당 4.6달러에서 9~10월 7달러 선을 돌파하더니 지난달 9달러 선까지 넘어섰다. 정제마진은 유가가 싸고 제품 가격이 비쌀 때 증가하는데 올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각각 2조4000억원, 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2011년 전체(2조8000억원, 1조6000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아닌 산유국들도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배럴당 60달러 이상까지 올라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60달러가 넘으면 국내 정유사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과 같은 석유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