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하나자산운용과 손잡고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빌딩을 4000억원가량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인수 자금 중 일부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형 부동산펀드로 마련할 계획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최근 미국 워싱턴 나사 빌딩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됐다. 이 컨소시엄은 자금 모집 시기와 세부 투자 구조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내 모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전체 인수대금 4000억원 중 절반가량을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투자하고 나머지 잔금은 금융권 대출로 충당한다. 컨소시엄은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연간 6~7% 안팎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에 매입하는 수익 증권을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된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출시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다시 말해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으로 수익증권을 먼저 매입한 뒤 이후 조성된 공모형 부동산펀드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이다. IB 업계는 최근 투자 유망한 부동산 상품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 공모형 부동산펀드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투자증권의 풍부한 영업망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우량 부동산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금융상품은 거의 없었다"며 "특히 해외의 경우 더 많은 분석력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역량을 갖춘 대형사가 아니면 상품을 선보이는 일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나사 빌딩은 지난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TB자산운용이 인수를 추진해오다 미국 대선 이후 부동
산 담보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등 현지 투자 여건이 악화되자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이 같은 시장 여건을 감안해 인수 조건 등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사 빌딩은 연면적 5만6200㎡에 지상 9층 규모로 지난 26년간 나사가 본사로 사용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