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 국면을 돌파하겠다며 주식 거래 시간을 연장했지만 증시 거래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식 매매시간 연장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증권 매매거래 시간이 30분 연장된 지난 8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4개월간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합산 일일 평균 거래량은 총 1억264만주를 기록했다.
이는 매매시간 연장 직전 4개월간의 평균 거래량 1억2677만주보다 20.9%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1671만주에 비해서도 14.1% 줄었다.
직전 4개월과 비교해 코스피 시장의 거래량은 16.8%, 코스닥은 23.0% 감소해 양대 시장 모두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증시 매매시간 연장으로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내놓은 장밋빛 전망과 전혀 다른 결과다.
지난 5월 거래소는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마감시간을 기존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30분 연장하면서 “유동성이 집중되는 장 종료시간대 연장으로 3∼8% 수준의 유동성 증대가 기대된다”며 “일중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성 거래 증가로 거래대금이 최소 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증가하는 거래시간에 비례해 최대 8%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에서는 글로벌 시황 부진을 거래량 감소의 이유로 꼽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이 크게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주식 거래시장 연장 시기를 기점으로 직전 4개월의 코스피 평균 종가는 1985.69, 직후 4개월은 2023.30으로 거래 시간 연장 이후 지수 자체는 더 높았다.
거래소는 매매시간을 30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10월 취임한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매매시간 30분 추가 연장 의사를 밝혔지만 이어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는 충분히 의사 수렴을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매매회전율이 충분히 높아 거래시간 연장이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6시간이 너무 짧아 거래를 못하는 개인 고객은 거의 없고 기관 투자자는 수수료 부담 때문에 잦은 매매가 힘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매매시간 연장이 거래량 증가와 큰 상관 관계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또 마감시간이 30분 미뤄지면서
증권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주식 매매시간 연장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라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증권시장의 비효율성만 증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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