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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준비펀드가 뜬다` 삼성·한투 등 속속 상품 출시

기사입력 2016-11-27 16:57


개인연금의 일종인 ‘타겟데이트펀드(TDF)’가 내년 재테크 시장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TDF는 투자자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을 굴려주고 은퇴 이후에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잇달아 ‘한국형 TDF’를 출시해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TDF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전체 자산규모는 2015년 말기준 1조2400억달러(약1460조원)에 달한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내년 핵심 마케팅 상품으로 TDF를 선정하고 법인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최근 집중적인 알리기 작업에 돌입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TDF는 노후준비 상품으로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고령화를 맞을 수밖에 없는 투자자 입장에서 ‘부동산 알박기’처럼 반드시 미리 찜해놓아야 할 상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TDF는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해주는 연금펀드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캐피탈그룹(Capital Group)’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한국형TDF를 선보였다. 캐피탈그룹은 미국 TDF 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문 자산운용사다. 삼성한국형TDF는 이달 중순 출시 7개월만에 수탁고 6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TDF는 보통 10년 이상의 투자 기간 동안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봐야 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한국형TDF의 출시 이후 누적수익률도 3%대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삼성운용은 최근 한국형 TDF의 지급방식을 진화시키기 위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투자자의 은퇴 이후 생활 수준과 기대 수명에 맞춰 매월 지급하는 금액을 조정해주는 상품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신운용은 미국 TDF 전문 자산운용사인 ‘티 로 프라이스(T. Rowe Price)’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TDF 상품을 내달 말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앞서 출시된 삼성한국형TDF와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생애주기, 임금, 경제 상황 등에 맞춰 자산을 배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티 로 프라이스는 약 145조원의 TDF를 운용중인 미국 TDF 시장점유율 3위 운용사다. 펀드에 들어온 자금을 티 로 프라이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투자방식이다.
한국운용은 한국형 TDF 출시를 위해 지난 2014년 장기투자상품 전문 운용팀인 투자솔루션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작년 10월에는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윤성혜 한국투자신탁운용 퇴직연금 마케팅 팀장은 “은퇴시기를 7~8개로 나눠 펀드 라인업을 7~8개 정도로 구성할 것”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은퇴시점을 정해놓는 개념의 TDF는 아니지만 생애주기별로 자산배분 비중과 목표 수익률이 달라지는 ‘라이프사이클펀드’를 이미 10년전부터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국내 다른 운용사들과는 달리 외국 운용사와

제휴하지 않고 자사의 글로벌 리서치 능력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사실상의 TD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한국형 TDF를 속속 출시하고 있는 만큼 내년이 TDF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원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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