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성장성보다는 주가 수준에 비해 현금이 풍부하고 향후 투자 여력까지 갖춘 저평가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1월 1~22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과 PBR 수준을 확인한 결과 금액 기준 외국인 순매수 상위 6개 종목 PBR는 모두 1배 이하로 나타났다.
PBR는 주가가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계)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향후 수익 창출 능력을 보는 주가수익비율(PER)과 달리 '손실을 보지 않을 주식'을 찾는 데 PBR를 사용한다. 통상 PBR가 1배 이하면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아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이달 PBR 1배 이하 종목 중 외국인 순매수 상위 15개사의 평균 수익률은 2.97%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2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개인들은 기업 영업활동과 상관없는 정치 테마주를 집중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 관련주 등 주요 테마주 15곳의 이달 거래량이 코스닥 전체 거래량의 3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기관이나 외국인이 PBR를 주요 투자 판단 지표로 삼고 있다"며 "앞서 수년간 고PER 위주의 성장주가 각광받았다면 최근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수적 지표가 각광받는 시기"라고 전했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매출 채권은 올 9월 말 현재 8조6000억원으로 작년 9조5000억원에 비해 9000억원 줄었다. 매출 채권 감소는 현금을 쌓으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2000억원가량 순매수한 신한금융지주는 이익 잉여금이 쌓이고 있다. 2014년 15조8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은 지난 9월 말 18조원까지 늘어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들은 금융 규제 완화 기대감과 저PBR주란 점을 들어 하나금융지주도 대거 순매수 중이다.
PBR가 낮다고 외국인이 꾸준히 매수하는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직전 3개월 동안 외
트럼프 당선 후 외국인들은 저PBR 종목 중 삼성생명 등 금융주를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 한화케미칼, 풍산 등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