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리치들 뭉칫돈 몰렸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주 일반 청약이 2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강남 일대 주요 증권사 일선 지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청약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와 내방객들을 대응하느라 종일 바빴다. 보통 청약은 대부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지만, 청약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기존 보유 중인 예금이나 펀드를 환매하려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은행 및 증권사 지점 방문이 많았다.
신기영 양재지점장은 "기관 경쟁률이 거의 300대1에 육박하면서 일반인 대상 청약도 흥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보통 3억~5억원씩 투자하던 일반 고객들도 대출까지 받아 10억원씩 투자하는 등 열띤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이 지점에서 일부 거액자산가는 1인당 최대 투자 가능 한도인 81억6000만원 규모로 3일 청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리치들이 예금이나 펀드까지 깨서 청약 자금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청약경쟁률이 높으면 수억 원을 투입해도 실제 받을 수 있는 주식이 얼마 안 되기 때문이다. 최종 청약경쟁률이 200대1이라고 가정했을 때 1억원을 투자한 개인 고객이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은 50만원, 단 4주 정도에 불과하다.
이날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330만8261주에 1357만9190주 주가 몰리면서 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들어온 청약증거금은 전체 청약금 1조8466억원의 절반인 9233억원이었다. 대표 주간사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KB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에서 청약이 이뤄졌다. 삼성증권은 10.3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신한금융투자도 6.8대1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공모주 투자의 경우 워낙 투자금액이 크다보니 하루치 청약 증거금 이자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청약 마지막 날 투자자가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 고평가 우려에도 첫날부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마다 배정된 한도 물량을 더 받기 위한 슈퍼리치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WM센터 팀장은 "시중은행권의 VIP 고객 중 상당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주를 최우선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최대한 많은 주식을 배정받고자 증권사의 청약한도 우대 조건을 맞출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대다수 증권사는 △청약일 전월 자산 평균잔액 1억원 이상을 갖춘 고객 △VIP, 로열 등 우량 등급 고객 △청약일 직전 3개월 주식 약정 1억원 이상 갖춘 고객 등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 한도를 일반 한도 대비 2배로 우대하고 있다.
지난달 26~27일 수요예측을 통해 물량을 배정받은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대부분 실제 청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은
[최재원 기자 / 고민서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