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로 예정됐던 국민의당 새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이 열흘 후로 연기됐다. 표면적으로는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가운데 의원들의 전체 동의를 받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사정은 안철수 전 대표의 리더십과 소통 부재가 원인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내주 적당한 때에 비대위원,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를 열어서 (새 비대위원장에 대해) 또 토론해보기로 했다”며 “11월 7일 아침 7시30분에 비대위원만 만나서 협의해서 그날 9시에는 어떻게 됐든 결정을 한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28일 박 위원장의 후임을 인선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졌다. 국민의당은 중진의원인 김동철·조배숙 의원 등 가운데서 새 비대위원장으로 뽑기로 지난 24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방향을 정했다. 문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외부인사인 김병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를 인선 예정일 하루 전인 27일 추천했다는 점이다.
박 위원장은 “어제(27일) 아침 안 전 대표가 (김병준 교수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인선하자는) 내용을 설명해서 제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이미 (중진의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있지 않겠느냐’고 염려했다”며 “28일이 되려면 하루가 있으니까 어제 안 전 대표가 몇몇 의원에게 면담도 하고 전화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28일) 비대위원 간담회에 전원 참석해 얘기해보니까 ‘물론 중진으로 해야 한다’, ‘아니다. 김병준 교수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일방적으로 (새 위원장을) 결정해서 비대위에서 표결로 처리하거나 일방적으로 해서 내분있는 것보다 차라리 연기해서 소통을 더 하자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여러차례 간담회와 의원총회로 ‘중진의원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경북 고령이 고향인 김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노 그룹 인사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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