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전체 배당주펀드 설정액 증가 규모는 1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9월 한 달 동안의 설정 증가액 3424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3일까지 설정액이 오히려 87억원 감소하는 등 전통적으로 가을에 접어들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 PB팀장은 "일선 PB에서도 배당주에 대한 문의가 작년에 비해 급격히 감소했다"며 "작년에 고평가된 내수주를 편입했던 펀드들이 올 초 내수주가 크게 하락하자 수익률이 떨어지니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스피가 2000 밑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강점으로,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오뚜기는 올 들어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며 '황제주(100만원 이상 고액주)' 자리마저 반납했다. 작년 1월 50만원대에서 시작해 올 초 140만원대를 찍었지만 최근에는 70만원대까지 내려오면서 반 토막이 났다. 농심도 작년 1월 23만원대에서 시작해 올 1월 54만원까지 올랐지만 14일 기준 28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한국전력 등 배당주로 꼽히는 종목들도 대부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배당주펀드들이 작년 고점이었을 때 대표 배당주들을 대거 매수했기 때문에 수익률 하락폭도 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배당주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11%다. 6개월 수익률은 -1.45%, 3개월 수익률은 -0.56%로 부진했다.
또한 배당주들의 부진한 수익률에 더해 삼성전자 독주로 공모펀드 환매 행렬이 가속화한 것도 배당주펀드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부분의 공모펀드는 자본시장법의 자산운용 규제에 따라 전체 금액의 10%를 초과해 개별 종목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10%룰'에 묶여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시장 상승국면을 쫓아가지 못했고, 그 결과 수익률 하락과 펀드환매라는 쓴맛을 봤다.
성과가 좋은 일부 배당주펀드에서는 차익실현성 자금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베어링고배당펀드는 1년 수익률 8.05%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1284억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됐던 기업소득환류세제도 시행 2년차에 접어들면서 작년에 비해 이슈가 되지 않는 점도 배당주펀드에 악재로 꼽힌다. 김탁규 팀장은 "시행 첫해인 작년에 비해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대한 환기가 확실히 줄어든 분위기"라며 "이 같은 이유도 배당주 소외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엘리엇이 겉으로 보기에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삼성그룹의 가려운 곳을 건드렸지만 속내는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 등 투자 이익 극대화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지배구조 개편 요구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더 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