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A씨는 NH투자증권 개인 공매도 투자상품을 이용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미약품 공매도에 1000만원을 투자해 수수료와 거래세를 제외하고 한 달 새 20%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 주가는 59만원에서 47만1000원으로 20.2% 하락했다.
지난달 말 한미약품 기술계약 파기 공시로 미리 공매도를 해둔 일부 기관투자가만 돈을 벌었다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개인투자자 가운데서도 공매도 금융상품을 활용해 한 달 동안 약 20% 수익을 올린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7월 말 출시한 개인공매도 전용 상품 'QV iSelect'에는 현재까지 투자자 약 30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나 개인에게서 빌려야 한다. 하지만 소량 주식을 빌려주는 곳이 없어 현실적으로 개미들에게 공매도는 그림의 떡이었다. QV iSelect는 상품에 가입한 개인이 공매도할 종목을 선택하면 NH투자증권이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팔아주는 역할을 대행한다.
현대상선 유상증자와 한미약품 늑장 공시를 계기로 공매도가 기관투자가의 배만 불려주는 수단이 아니냐는 논란 속에 일각에서는 개인 공매도 접근성 개선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관련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개인들이 공매도하기 위해 거래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리는 대주기간은 30~60일로 제한돼 있고 보증금 납부 의무도 있어 기관투자가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도 증권사들에 수수료를 내면 얼마든지 공매도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관련 불만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
다만 금융당국은 개인들의 공매도 거래가 확대되면 자칫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 공매도 거래 확대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 자명해 합리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