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에스오비는 지난달 골든브릿지로부터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지분 49.1%(98만2000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교육 콘텐츠 및 학원 운영 업체인 티에스오비는 골든브릿지가 보유한 나머지 잔여 지분 43.5%(86만9000주)를 3년 안에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인수대금은 약 200억원 규모다.
기존 교육계 출신 금융투자업계 인사로는 알고리즘 전문 옵투스투자자문을 설립해 대표까지 맡고 있는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유일하다. 투자자문사가 아닌 자산운용사 주인이 된 교육계 출신 인사는 여 대표가 처음이다.
여 대표는 서울대 지질학과(서울대 대학원 석사 및 박사과정 수료) 90학번으로 2007년 수리논술 전문학원인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를 만들어 이 분야 최고의 스타강사로 부상했다. 매년 20억원 안팎 수입을 올려 현재 약 150억원의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 따르면 의대나 명문대 이공계열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은 '여상진 수리논술'을 필수코스로 수강할 정도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올해 8월 말 기준 펀드 설정액이 약 1조원, 임직원 22명의 중소 규모 종합 자산운용사다. 운용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사모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펀드, 실물투자 펀드, 메자닌 펀드 등에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작년 초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월 69만원이나 하는 비싼 학내 기숙사비 때문에 학교 다니기가 힘들다고 총장에게 편지를 썼다는 기사를 접한 뒤 교육계 종사자로서 매우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면서 "대학생들에게 월 30만원대 후반 가격에 최고급 시설의 민간 기숙사를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도 연 6% 정도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강의가 예약된 학생들이 있어 앞으로 2~3년 정도는 수리논술 강의를 병행하고, 이후엔 운용사 경영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여 대표는 이달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연내에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여 대표가 자산운용업 경험이 없어 전문경영인으로 신한은행에서 30년 이상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업무를 맡아온 강봉구 씨를 대표로 영입할 예
한편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을 계열사로 둔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은 이번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지분 매각을 계기로 증권업에 보다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