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분석 / 美 엔비디아 ◆
엔비디아는 알파고에 탑재된 176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을 담당한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두 배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1993년 세워진 엔비디아는 설립 초기만 해도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기획했다. 그러나 인텔 등 선점 기업들이 많아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그래픽 칩셋으로 눈길을 돌린 후 다양한 그래픽 칩셋을 내놓으며 세계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을 ATI(현재 AMD에 흡수)와 양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질적인 힘은 '게임'에서 나온다. 동영상 재생 기술에 집중했던 ATI와 달리 엔비디아는 초기부터 게임에 대한 지원과 관련 기술을 쌓아왔다. 덕분에 게임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실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분기 기준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각각 13억1000만달러와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컴퓨터용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이 6억5000만달러에서 7억달러로 절반을 웃돌고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게임 그래픽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사적인 게임사 친화정책 덕분이다.
엔비디아는 블리자드와 같은 많은 메이저 게임 개발사들에 기술 지원은 물론 자금 지원까지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데스크톱용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를 넘어선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통적 전방산업인 PC 수요는 역성장하고 있지만 그래픽 처리용 반도체 GPU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보다 돋보이는 것은 성장성이다. 엔비디아의 GPU가 AI·가상현실·빅데이터 등 혁신적 정보기술(IT)을 요하는 4차산업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핵심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1999년 세계 최초로 GPU 기술을 선보인 후 지금까지 10억개 이상의 GPU를 판매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다중 코어 GPU는 다중 연산이나 숫자, 알고리즘을 처리하는 데 있어 뛰어나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이미 글로벌 내비게이션 업체들과 AI 기반 자율주행용 클라우드 매핑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자율주행차를 겨냥한 슈퍼컴퓨터 시스템온칩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이달 초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 생산성 향상과 공장 자동화 시스템 개선을 위해 로봇 제조 선두기업 '화낙'과 기술 협력을 진행키로 했다.
견조한 실적 성장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1년 만에 급등했다. 지난 10월 말 주당 28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66.85달러까지 뛰며 상승률이 2배를 훌쩍 넘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은 기존 게임 사업 매출 호조와 데이터센터 및 자동차용 GPU 매출 급증으로 14억3000만달러(약 1조58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4억4400만달러와 17억1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3%와 44.9%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요 매출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가상화, 딥러닝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시스템 가상화와 딥러닝
지난 2분기 기준 엔비디아의 부문별 매출 비중은 게임용 55%, 전문가용 15%, 데이터센터용 11%, 자동차용 8% 등이다. 지난해 19%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2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