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채권 발행금리도 회사 측에서 제시한 수준보다 훨씬 낮게 결정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10년물 달러채 금리는 연 2.236%로 그동안 국내 기업이 발행했던 글로벌본드 가운데 최저치다.
이는 앞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0년 만기 4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던 한국가스공사보다도 발행금리가 0.09%포인트 낮다. 당시 한국가스공사가 세운 역대 최저 금리 기록인 연 2.325%를 한 달 만에 갈아치우며 한국물 인기를 재입증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동일 만기 기준 미국 국채 금리 대비 가산금리도 0.675%포인트로, 산업은행(0.875%포인트) 수출입은행(0.825%포인트) 등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낮았다.
비금융기관인 한국가스공사(0.9%포인트)나 여타 민간기업인 기아차(1.85%포인트) KT(1.10%포인트)보다도 훨씬 낮게 결정됐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국 공기업 등 우량채권에 대해 글로벌 채권 투자가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결과"라며 "국가신용등급이 비슷한 여타 선진국에 비해 아직 절대금리 수준이 높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22%로 독일(-0.09%)이나 일본(-0.06%)보다 훨씬 높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독일 등 유로존은 물론 일본 국고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플러스로 반등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은 국고채 금리가 높다 보니 투자자들이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번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외화채권을 차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주간사는 BNP파리바 노무라금융투자 크레디트스위스(CS) 등 4곳이 맡았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글로벌본드에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8월 아시아 채권시장 비수기 △한국 국고채 금리 매력 상승 등을 꼽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A-(안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등급 상향 조정했다. 이는 국가신용등급 21개 등급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우리나라가 S&P로부터 AA 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S&P는 지난 9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대해서도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당시 S&P 측은 신용등급 상향 배경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 정부가 특별지원을 적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올해도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글로벌 우량 기관투자가들이 한국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욱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수급 측면에서도 8월 발행 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우량채인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많은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기아차가 발행한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